2020. 4. 5. 12:27ㆍspace story
마이크로파는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는, 마이크로파가 전자기 스펙트럼의 전영역에서 가시광선을 제외하고는 대기를 투과할 수 있는 유일한 광선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마이크로파가 보통 빛이 투과하지 못하는 먼지나 안개, 구름 등을 뚫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전쟁중에 레이더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비행기 조종사가 자신을 안개나 구름 속에 확실히 숨겼다고 생각했는데도 레이더가 그 비행기를 추적해서 잡아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주에서도 마이크로파는 가시광선을 가로막는 물질을 투과한다.
그러므로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면 눈으로 볼 수 없는 천체를 연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먼지 구름에 가려 눈으로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은하계의 중심을 찾아낸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마이크로파의 덕이었다.
1956년, 금성에서 마이크로파가 처음 검출되었는데,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금성의 표면이 매우 뜨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뿐만 아니라 금성 탐사선은 두꺼운 대기층을 투과할 수 있는 마이크로파를 금성의 지표면으로 발사한 뒤 지표에서 반사돼 온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금성의 표면 지도를 만들었다.
1962년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가시광선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시광선을 이용한 탐사는 금성의 대기 속으로 사진기를 낙하시켜 얻은 몇 장의 사진이 고작이었다.
레이더 반사 기술은 금성과 수성의 자전 속도를 구하는 데도 이용됐는데, 금성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천천히 자전했고, 수성의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자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55년, 미국의 천문학자 케네스 린 프랭클린은 목성에서 나오는 강력한 마이크로파를 발견했다.
목성의 자기장은 1970년대에 목성으로 날아간 탐사선에 의해서 확인되었다.
1964년 7월, 달이 게성운 앞을 통과하는 일이 있었다. 프리드먼은 이때에 맞추어 X선 검출기를 실은 로켓을 발사해서 그 과정을 관측하기로 했다.
만일 중성자별에서 X선이 나온다면, 달이 중성자별로 생각되는 작은 천체를 가리는 동안 X선은 순간적으로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달이 게성운 앞을 지나는 동안 X선이 점차적으로 사라지면, X선은 게성운 안의 작은 천체가 아닌 게성운 전체에서 나오는 것이 된다.
관측 결과는 후자였다.
중성자별을 찾는다는 기대에 부풀었던 사람들은 실망했다.
그러나 1964년 영국 하늘 한구석에서 강한 전파가 나타났는데, 이것은 매우 빠른 속도로 깜빡이고 있었다.
영국의 천문학자인 앤터니 휴이시는 마이크로파의 연속적인 강도 변화를 보다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전파 망원경을 만들기로 했다.
휴이시는 약 3,700평에 달하는 면적에 2,048개의 수신기를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여 3년 후에 이 일을 끝냈다.
그후 한 달이 못 돼, 영국의 대학원생 조셀린 벨이 직녀성과 견우성의 중간 지점에서 마이크로파의 폭발 현상을 찾아 냈다.
후에 안 것이지만, 폭발이 지속된 시간은 놀랄 만큼 짧아서 겨우 1/30초에 불과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폭발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는데, 그 간격이 너무나 일정하다는 것이었다.
폭발 주기는 1.33730109초로, 1억분의 1초 단위까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1968년 2월, 휴이시는 그후 새롭게 발견한 다른 세 개의 깜빡이는 전파원의 위치와 함께, 바로 그 깜빡이는 전파원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그후 깜빡이는 전파원 100여 개가 더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깜빡이는 전파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무도 몰랐다.
휴이시는 이들 전파원을 단순한 맥동성으로 보아, 맥동할 때마다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맥동하는 별이라는 뜻으로 '펄서(pulsar)'라고 불려졌다.
모든 펄서는 서로 차이는 있지만 지극히 일정한 주기에 따라서 전파 신호를 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중에는 주기가 3.7초나 되는 아주 긴 것도 있다.
1968년에 천문학자들이 게성운에서 발견한 펄서는 그 주기가 0.033089초였다. 1초에 30번씩 전파 신호를 내는 셈이었다.
오늘날에는 1초에 수백 번의 전파 신호를 내는 펄서도 몇 개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천체가 그렇게 규칙적으로 전파를 낼 수 있을까?
우선, 그 천체는 공전 또는 자전하거나 맥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매번 공전, 자전, 또는 맥동할 때마다 마이크로파의 폭발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 천체는 1초에도 몇 번씩, 심 지어 수백 번씩 공전이나 자전, 또는 맥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천체는 지극히 작아야 하고, 반면 중력장은 굉장히 커야 한다.
그러므로 백색 왜성은 펄서가 될 수 없다.
덩치가 너무 크고 중력장도 약하기 때문이다.
만일 백색 왜성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공전이나 자전, 또는 맥동을 한다면 산산이 깨어지고 말 것이다.
천문학자 토머스 골드는 일단 펄서를 자전하는 중성자별이라고 주장했다.
중성자별이라면 1초에 수백 번씩 자전해도 괜찮을 만큼 크기도 작고, 강한 표면 중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성자별은 강력한 자기장을 갖는다는 게 이론적으로 증명되어 있었고, 자극이 자전 축과 일치할 필요도 없었다.
전자는 중성자별의 중력에 완전히 붙들려 있어, 오직 자극 방향으로만 빠져 나갈 수 있다.
일단 중성자별을 빠져 나온 전자는 에너지를 잃고 마이크로파를 만든다.
그리하여 중성자별이 자전하다가 마이크로파가 빠져 나오는 방향이 우리 쪽을 향하게 될 때, 즉 중성자 별 1회 자전시마다 한두 번씩 그 마이크로파를 접할 수 있게 된다.
골드는 마이크로파가 방사될 때마다 중성자별이 자전 에너지를 잃어 매우 느린 속도로 회전하므로 그 주기가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그후 여러 펄서를 대상으로 이 가설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 그게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어쨌든, 게성운의 내부에는 중성자별이 들어 있었다.
게성운에서는 다른 부분도 X선을 낸다.
오히려 펄서가 내는 X선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이것이 프리드먼을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1969년, 천문학자들은 게성운의 펄서가 매번 자전할 때마다 극히 짧은 시간 동안 가시광선을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깜빡이는 속도는 1초에 30번이나 되었다.
이처럼 가시광선 영역에서 깜빡이는 펄서를 '광학 펄서'라고 한다.
때때로 펄서는 미미하기는 하지만 그 주기가 갑작스레 빨라졌다가 서서히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천문학자들은 이처럼 갑작스런 주기 변화의 원인이 중성자별 내부의 질량 분포가 일정하지 않아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중성자별 안에 커다란 쐐기 같은 것이 있어서, 중성자별의 운동량에 이것의 운동량이 더해져 일어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space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랙홀이란 무엇인가? (0) | 2020.04.12 |
---|---|
별에서는 빛 외에 어떤 것들이 올까? (0) | 2020.03.31 |
은하계도 자전을 할까? (0) | 2020.03.29 |
도플러 효과란? (0) | 2020.03.28 |
은하계의 중심은 어디일가? (0) | 202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