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왜 식지 않을까?

2020. 3. 4. 21:24space story

태양은 얼마나 뜨거울까?

또 얼마나 강한 자기장을 갖고 있을까?

 

태양은 태양풍과 플레어, 뜨거운 코로나를 만들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나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도 태양은 왜 식지 않는 걸까?

태양은 엄청난 양의 빛과 열을 지구를 향해 쏟아 부지만 우리 지구가 얻는 것은 태양이 내는 전체 빛과 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른 행성들이 받는 빛과 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태양이 내는 대부분의 빛과 열은 아깝게도 행성계 밖의 우주 공간으로 사라져 버린다.


태양은 46억 년 동안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이처럼 많은 양의 에너지를 낭비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리고 앞으로도 몇십억 년 동안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며 계속 에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실 이 문제는 18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에너지 보존 법칙을 몰랐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은 신이 그것을 훅 하고 불어 꺼버리기 전까지는 태양은 영원히 빛나는 천체라고 믿고 있었다.

물론 지구에도 연료가 공급되는 동안엔 계속해서 빛을 내는 물체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속세의 빛일 뿐이고, 신성한 하늘의 빛이라면 속세의 빛과는 달리 영원히 빛을 내는 게 마땅했다.


1854년 독일의 물리학자로 이미 7년 전에 에너지 보존 법칙을 발견한 바 있는 헬름홀츠는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태양도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헬름홀츠는 우선 태양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태양이 우주 공간으로 쏟아 내는 에너지의 양으로 볼 때, 보통의 에너지원을 갖고는 안 된다는 게 분명했다.

설사 태양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석탄과 산소를 갖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1,500년이면 다 타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의 나이가 1,500살이 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 성경에 나온대로만 따져도 6,000년 이상이다.

헬름홀츠는 먼저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어떻게 열을 만들어 내는지 살펴보았다.

 

태양을 작은 천체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행성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작은 천체들이 뭉쳐 태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막대한 운동 에너지가 열로 바뀌게 된다.

그렇게 본다면 태양이 행성들보다 높은 온도를 갖는 것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헬름홀츠는 지금의 태양은 바로 태양이 만들어질 때 생성된 에너지를 거꾸로 쏟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헬름홀츠는 태양의 나이를 정확치는 않지만 일단 수백만 년은 될 것이라고 상정해 보았다.

그러나 그 정도 시간만 잡더라도 태양이 처음 만들어질 때 얻은 운동 에너지로는 턱도 없이 모자랄게 분명했다.

태양은 열 에너지로 잃어버리는 만큼의 운동 에너지를 어디선가 계속해서 얻어야만 한다.


헬름홀츠는 유성이 지구와 부딪치는 것처럼 태양과도 부딪친다고 가정해 보았다.

태양은 지구보다 훨씬 크므로 중력도 훨씬 강할 것이고, 부딪치는 유성의 수도 굉장히 많을 게 분명했다.


이것은 매우 그럴듯한 생각이었으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많은 유성들이 태양과 부딪치면 그만큼 태양의 질량은 증가하고 중력도 커진다.

이때 태양의 중력이 갑자기 커지지는 않더라도 증가된 태양의 질량이 지구의 공전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어 1년의 길이를 보다 짧게 만든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1년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유성 이론이 옳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태양은 거대한 가스와 먼지 구름이 압축되어 만들어졌는데, 왜 지금은 더 이상 압축되어 작아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헬름홀츠는 오랜 시간에 걸쳐 태양이 거의 눈치챌 수도 없을 만큼 아주 천천히 압축되고 있다면, 그 과정에서 충분한 운동 에너지를 얻어 빛과 열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태양의 질량에도 변동이 있을 필요가 없고, 지구의 공전으로 생기는 1년의 길이에도 변화가 있을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이 생각이 옳다면, 태양은 비록 극히 미미한 차이지만 어제가 오늘보다 컸고, 지난해가 올해보다 컸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헬름홀츠가 이런 식으로 따져 보니, 지금으로부터 2,500만년 전에는 태양의 반지름이 지구의 공전 궤도에 이를 만큼 컸다는 계산이 나왔다.

따라서 지구의 나이가 2,500만 살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몇 가지 근거를 기반으로 하여 지구의 나이가 2,500만살은 훨씬 넘었다고 믿는 지질학자와 생물학자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사실 태양이 작아진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헬름홀츠가 죽은 지 2년 후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고 나서야 과학자들은 태양이 빛을 내도록 만드는 것은 핵 에너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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