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5. 20:27ㆍspace story
그리스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는 기원전 270년쯤에 시차를 이용하지 않고 태양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려고 시도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방법이었지만 당시로서는 천구상에서 천체들의 정확한 각거리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과는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지구에서 8백만 킬로쯤 떨어져 있고, 그 지름은 지구 지름의 7배쯤이라고 결론지었던 것이다.
비록 계산 결과는 터무니없었지만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당시에는 그의 계산 결과나 주장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1600년대 초에 발명된 망원경으로 천체의 위치를 훨씬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맨눈으로 볼 때는 알 수 없던 천체들의 작은 움직임, 즉 시차까지 측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태양만큼은 시차를 구해서 그 거리를 알아내는 게 불가능했다.
빛나는 태양은 그 경계가 확실치 않을 뿐더러 태양이 하늘에 떠 있는 동안에는 별이 하나도 보이질 않아 태양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기준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행성들의 시차는 측정할 수 있었다.
태양계에 대한 케플러의 운동 법칙에 따르면,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는 한 천체까지의 거리를 알면 이를 이용해 다른 행성을 간의 거리를 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과 행성들 간의 거리와, 지구와 행성들 간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고, 다시 그 값을 써서 지구의 태양 간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1672년, 이탈리아계 프랑스인 천문학자 장 도메니고 카시니가 프랑스 파리에서 화성의 위치를 조심스럽게 측정했다.
동시에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도 장 리셰르가 화성의 위치를 측정했다.
양쪽에서 측정한 회성의 위치는 주위의 별과 비교해 볼 때 약간 차이가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파리와 기아나 간의 거리와 관측된 화성의 시차를 이용하여 지구와 화성 간의 거리를 계산했고, 이어서 태양계 내의 다른 천제들까지의 거리를 구했다.
카시니가 이런 방법으로 계산한 거리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것과 약 7%의 오차가 있으나 당시의 첫 시도로서는 거의 완벽한 것이었다.
물론 그후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는 보다 정확해졌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가 태양에서 1억 5천만 킬로쯤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달까지의 거리의 약 400 배에 해당하는 거리이다.
태양이 그렇게 먼 거리에 있으면서도 커다랗게 보이는 이유는 그 지름이 자그마치 우리 지구의 109배인 140만 킬로나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만 보더라도 지구가 자기보다 덩치 큰 태양 둘레를 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상식적인 판단임을 알 수 있다.
카시니는 그밖에도 당시로서는 가장 먼 행성으로 알려진 토성과 태양 사이의 거리가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의 9.5배인 14억 2천 5백만 킬로임을 계산해 냈다.
즉, 토성의 공전 궤도의 지름이 200억 킬로가 조금 넘는다는 것을 계산해 냄으로써, 천문학자들은 1672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의 크기에 관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그 크기는 아리스타르코스와 히파르코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space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0) | 2020.03.07 |
---|---|
지구의 나이 (0) | 2020.03.06 |
태양은 왜 식지 않을까? (2) | 2020.03.04 |
항성의 위치는 변하지 않는걸까? (0) | 2020.03.03 |
우주의 중심은 어디일까? (1) | 2020.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