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6. 23:49ㆍspace story
지구의 나이는 몇일까?
우리는 지구의 나이가 최소한 5,000살은 됐으리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수메르인이 기원전 3000년경에 문자로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또, 도자기나 조각상처럼 사람이 만든 물건이나 그 자취는 그보다도 더 거슬러 올라간다.
1800년경까지 서구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구의 나이가 약 6,000살이라고 생각했다.
성경에 쓰인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그런 숫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신성한 진리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앙일 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비록 소수이긴 해도 성경이 제시하는 것과 다른 증거들을 모으고 다른 결론을 끌어내는 사람들이 자연히 생겨났다.
이런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비나 바람, 파도 같은 자연력들이 지구의 표면을 천천히 변화시켜 가는 것 같았다.
그들은 그러한 힘들이 지구의 현재 모습을 이루어 냈고 그러기까지는 6,000년보다 훨씬 오랜 기간이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1570년경에 이런 생각을 한 사람으로 프랑스 학자 베르나르 팔리시(1510~1589)가 있었다.
팔리시는 현재 지구의 모습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변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589 년에 기둥에 묶인 채 화형되었다.
1749년에 프랑스 박물학자 조르주 루이 드 뷔퐁(1707 ~1788)은 박물학 용어로 세계를 설명하는 방대한 백과사전 저술에 착수했다.
그는 지구가 지금과 같은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최소한 75,000년은 걸렸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로 인해 그는 고통을 겪었고 결국 갈릴레이처럼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떤 탄압도 사람들의 생각을 막을 수는 없었다.
허턴은 지구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변해 왔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모조리 수집했다.
그후 반세기 정도가 흐르는 사이에 과학자들은 하나 둘, 지구가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변화해 왔다는 허턴의 견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가설은 거대한 화산 폭발처럼 이따금씩 일어나는 대변동설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후 과학자들은 오늘날 지구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세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화가 항상 같은 속도로 진행돼 왔다면 지구가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을지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이런 시도를 한 사람은 바람이 생기는 원인을 처음 명한 바 있는 에드먼드 핼리였다.
1715 년에 그는 바다의 염도를 대상으로 삼아 고찰을 시작했다.
그는 강물이 육지에 있던 염분을 녹여 바다로 운반해 왔다고 추론했다.
또, 태양열에 의해 바닷물이 증발할 때 염분은 그대로 두고 물만 수증기로 빨아올리며, 그 수증기가 비로 육지에 내려 강물을 이루고, 그 강물은 더 많은 염분을 바다로 운반해 간다는 것을 알아냈다.
바닷물이 처음엔 민물이었다고 가정하고 강물이 매년 얼마큼의 염분을 바다로 운반하는가를 계산해 낼 수 있다면, 강물이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이같은 일을 반복해야 바다의 염도가 오늘날과 같은 상태가 될 수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추론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거기에는 몇 가지 불확실한 점이 있다.
우선, 바다가 처음부터 민물이지 않고 일정량의 염분을 함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강물이 매년 바다로 실어내는 염분의 총량을 정확히 알 수 없다.
핼리가 살던 시대에는 유럽 밖의 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었다.
그리고 오늘날 한 해 동안 바다로 운반되는 염분의 총량이 옛날보다 더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다.
바다에서 염분이 빠져 나가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인 증발의 경우에는 관계없겠지만, 때로는 바다의 작은 만이나 해협이 육지로 변해 버려 거대한 소금 광산을 이루기도 한다.
핼리는 이처럼 불규칙한 측면들을 감안하여, 바다가 오늘날과 같은 염도를 가진 것으로 보아 지구의 역사는 적어도 약 10억 년은 됐을 거라고 최종적으로 결론지었다.
수치가 너무도 컸던지라 당시에는 아무도 이 숫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구나 이 수치는 그로부터 70여 년 후에 뷔퐁이 제시했다가 철회한 수치의 13,000 배나 되는 숫자였다.
그러나 핼리가 살던 당시의 영국은 분위기가 비교적 좋아서 그는 고통을 겪지 않았다.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퇴적 속도를 토대로 삼는 것이다.
강이나 호수, 바다는 진흙이나 모래를 실어다 한 곳에 쌓는다.
이때 지면에 침전된 진흙이나 모래를 퇴적물이라 한다.
퇴적물이 계속 쌓이면 먼저 쌓인 아래층은 위층의 압력을 받아 퇴적암으로 변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퇴적 작용의 속도는 추정할 수 있으므로, 지구가 생긴 이래 이 작용이 똑같은 속도로 진행돼 왔다면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퇴적암들의 두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을지도 계산해 낼 수 있다.
여러가지 조사 결과를 수집해 본 결과, 지구는 5억 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그야말로 추정치에 불과했다.
그것들은 설득력이 있었으나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
필요한 것은, 완벽하게 규칙적이고 지구 생성시부터 행해져 왔으며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그러한 변화였다.
핼리나 허턴의 시대에는 어느 누구도 그러한 변화를 생각해 낼 수 없었다.
그러나 허턴이 죽은 지 약 1세기 후, 그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론만 말하자면 지금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지구의 나이는 46억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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