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1. 21:03ㆍspace story
혜성이란 어떤 천체일까?
혜성은 유성보다 훨씬 분명하게 보인다.
한 줄기의 빛으로 보이는 유성이 고작 몇 초 동안만 반짝이고 사라지는 것과 달리, 희미하면서도 커다란 물체로 보이는 혜성은 몇 주일씩 하늘에 머물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예로부터 혜성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미 알려진 길로만 다니는 별과 행성들은 그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었으나, 혜성은 아무 곳에서나 불쑥 나타나는데다가 밤마다 위치가 달라지고, 또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혜성은 안개처럼 뿌연 공 모양의 머리와 한쪽으로 길게 뻗은 빛나는 꼬리로 구성되어 있다.
혜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met'은 머리카락을 의미하는 그리스 말에서 온 것이다.
독일의 천문학자 레기오몬타누스는 1473년에 실제로 혜성을 관찰하면서 매일 밤 그 위치를 기록했다.
1540년에는 독일 천문학자 페트루스 아피아누스는 혜성의 꼬리가 항상 태양의 반대쪽으로 뻗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577 년, 티코 브라에는 그 해에 나타난 밝은 혜성의 시차를 측정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혜성의 시차는 측정할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았다.
이것은 혜성이 달보다 멀리 있음을 의미했다.
혜성은 훨씬 멀리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뉴턴의 만유 인력의 법칙이 발표되었다.
우주의 모든 물질에 적용되는 그 법칙에서 혜성이 특별한 예외일 수는 없었다.
따라서 혜성이 태양의 인력권 안에 있다면 혜성도 당연히 태양 둘레를 공전해야만 했다.
문제는 행성들이 거의 원에 가까운 타원 궤도를 도는데, 혜성은 매우 심하게 찌그러진 궤도를 도는 듯 보이는 것이었다.
혜성들은 딱 한 번 태양계의 영역 안으로 들어와서 태양 근처를 스쳐간 후 다시 태양계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다.
뉴턴의 친구인 에드먼드 핼리라는 영국 과학자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섰다.
그는 혜성에 대한 옛 기록들을 조사하다가 1456년과 1531 년, 1607년에 나타났던 혜성이 자신이 1682년에 본 혜성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서 핼리는 이 혜성들이 사실은 심하게 찌그러진 궤도를 가진 동일한 혜성으로서, 75년 또는 76년을 주기로 태양과 지구 근처에 나타난다고 결론지었다.
핼리는 이 혜성이 1758년에 다시 나타날 거라고 예언했다.
그는 비록 예성이 돌아온 것을 보지 못하고 죽있지만 혜성은 그가 예언한 것과 거의 같은 시기인 1759년 초에 되돌아왔다.
이 혜성이 바로 '핼리 혜성'이다.
핼리 혜성은 1986년에 다시 지구의 하늘 위에 나타났다.
그러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지나기 때문에 그 모습이 별로 투명하지 않았다.
혜성은 왜 흐릿하게 보일까?
태양계 내의 다른 천체들은 그 모습이 분명한 반면, 혜성은 모습이 불분명한데다 꼬리까지 갖고 있다.
태양계 내의 작은 천체들, 즉 수성, 달, 소행성, 그리고 대부분의 위성들은 대기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암석이나 금속 같은 물질로 되어 있어서 그 경계도 분명하다.
한편, 지구, 금성, 화성 같은 행성과 덩치가 큰 일부 위성들은 대기를 갖고 있다.
기체로 이루어진 대기는 중력으로 행성이나 위성에 단단히 붙들려 있다.
대기는 그 아래쪽 행성의 고체 부분과 확실하게 구분되며, 때로는 그 안에 구름층을 형성하여 분명한 경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혜성은 이들 천체와는 화학적 구성부터가 다르다.
혜성은 소행성처럼 작은 천체이지만 그 주성분은 금속이나 바위가 아니라 휘발성이 강한 물질들이다.
이 물질들은 온도가 낮으면 고체가 된다.
혜성의 휘발성 물질 중 가장 흔한 것은 물이다.
혜성에서는 그것이 고체인 얼음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머지 휘발성 물질들은 암모니아와 시안 가스 등인데, 물과 마찬가지로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
혜성은 이러한 휘발성 물질과 암석이나 금속 부스러기가 섞여서 만들어졌으며, 그 중심부는 바위 덩어리일 것으로 추측된다.
혜성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은 고체 상태를 유지하지만 너무 멀어 관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혜성이 태양 가까이 오면 태양의 열기가 얼음의 일부를 증발시켜 그 속에 있던 암석 부스러기가 드러나도록 만든다.
따라서 혜성의 핵은 가스와 먼지 구름으로 휩싸이게 된다.
이때 먼지 알갱이들이 햇빛을 반사하여 혜성이 마치 빛나는 안개처럼 보이도록 만든다.
이 안개처럼 보이는 부분을 '코마(coma)'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혜성을 흐릿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범인이다.
태양은 전기적인 성질을 띤 소립자들을 모든 방향으로 쉬지 않고 날려 보내는데, 이것을 '태양풍'이라고 한다.
태양풍은 비록 힘은 약하지만 혜성의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 구름을 날려 보내기에는 충분하다.
그래서 혜성은 항상 태양의 반대 방향으로 뻗은 빛나는 긴 꼬리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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